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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알리기 플래시몹... "동결 증상 따뜻이 도와주세요"


▲  3일 오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최진경 대한파킨슨병협회 대표와 연세대 언어병리학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파킨슨병 증상인 '동결 증상'을 알리고자 얼어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고동완


여성 6명이 인도로 걸어오더니 갑자기 동작을 멈췄다. 그러고선 얼어 있는 것처럼 멈춘 그 자세로 서 있기 시작했다. 근처를 지나가던 자동차와 버스 안 시민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봤다.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도 고개를 몇 번이고 돌려 정지한 이들을 쳐다봤다. 그 무렵 두 사람이 현수막을 펼쳐 보였다.

"동결 증상 따뜻이 도와주세요."

3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 그렇게 이들은 같은 행동을 한 번에 7분씩, 두 번을 연이어 했다.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앞두고 '동결 증상'을 알리고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동결 증상이란 파킨슨병 환자가 갑자기 움직일 수 없게 된 상황을 일컫는다.

이번 행동은 김아무개(56)씨의 경험담으로 계획되기 시작했다. 직업군인으로 평소 건강했다던 김씨는 파킨슨병에 걸리고 말았다. 김씨는 길을 걷다가 동결 증상으로 인해 생채기를 입었다. 2년 전 횡단보도를 걷다가 동결 증상이 일어나 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횡단보도를 채 건너지 못하고 5분 동안 꼼짝 없이 서 있어야만 했다. 이에 운전하던 사람들은 창문을 내려 김씨에게 온갖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발바닥에 강한 껌이 붙은 것처럼 못 움직여"

"김씨가 평생에 들은 욕보다 더 많은 욕을 그때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동결 증상이 일어나면 발바닥에 강한 껌이 붙은 것처럼 못 움직이는 상황에 맞닥뜨리는데요. 그가 경험한 일화를 듣고 이번 행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9년차 파킨슨병 환자이기도 한 최진경 대한파킨슨병협회 대표는 김씨가 겪은 일화를 거울 삼아 '플래시몹(Flash mob)'으로 엮기로 했다. 플래시몹은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들이 미리 정한 장소에 모인 뒤 계획한 행동을 짧은 시간에 하고, 순식간에 흩어지는 것을 일컫는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파킨슨병 환자들이 플래시몹을 통해 얼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동결 증상에 대한 사람들 인식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이번 플래시몹에는 최진경 대표와 연세대 언어병리학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언어 치료를 배우던 과정에서 파킨슨병 환자들과 만났고, 그때의 친분으로 이번 행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너 술 마셨냐, 알코올중독자 아니냐"란 말 듣기도

▲  '파킨슨병 동결 증상 따뜻이 도와주세요'. 1일 오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파킨슨병 증상의 일환인 동결 증상을 알리기 위해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 고동완


파킨슨병은 떨림과 근육 경직을 비롯해 수면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현재까지 나온 치료 방법으로는 완치를 할 수는 없고 증상을 완화할 수만 있다. 치매 다음으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증가 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04년 3만798명에서 2012년 7만462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 가운데 국내 파킨슨병 환자들은 동결 증상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인해 언제든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 47살에 파킨슨병이 발병한 최 대표는 "파킨슨병 환자 15%가 50대 이전에 발병한다"며 "50대 환자들은 갑자기 발이 멈춰버리면, 그렇게 늙어보이지도 않는데 꼼짝 못하고 있으니 '너 술 마셨냐', '알코올중독자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다리를 잘 움직이지 못해 서 있는 분들을 보면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행동에 앞서 최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 평소 환자들이 동결 증상을 자주 겪나. 
"그렇다. 전날에 미리 행동을 한다는 걸 경찰에 알리고자 협회 이사님을 데리고 서대문경찰서로 갔다. 그런데 이사님이 경찰서 앞에서 고꾸라지듯이 세 번을 넘어지셨다. 마음은 가고 싶은데 상체는 앞으로 나가고, 발은 멈춰 있어 그런 것이다. 남자 분들은 낙법에 익숙하고 넘어져도 덜 창피해서 바깥으로 외출을 가곤 하지만, 여자들은 좀 조심스럽다. 그러다보니 넘어지지 않으려고 전동 휠체어를 타기도 한다."

- 증상이 일어나면 몇 분 정도 지속되나.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앞서 말한 이사님은 30~40분 정도 증세가 지속됐다. 뇌에서 행동하라고 전달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 물질이 있다. 도파민 수치가 떨어지게 되면 동결 증상이 일어난다. 우리는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먹는다. 몸에서 만들어진 도파민이 영문도 모르게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언제 증상이 일어날지 모르니 약속을 하면 한참 전에 약속 장소로 가서 미리 앉아 있거나 약속보다 아주 늦기도 한다. 몸 안에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려면 약을 먹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나야 대화를 잘 나누고는 하지만, 도파민 부족으로 대화가 힘들 정도로 성대 근육에 손상을 입은 분도 있다. 이분들은 말이 굉장히 어눌하다."

- 동결 증상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다리를 움직이지 못해 서 있는 분들을 보면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봐 달라. 또 우리 회원들은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데, 전철을 타고 내리는 상황에서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보면 역무원에게 말씀해주면 감사하겠다. 그렇게만 해주셔도 큰 힘이 된다."

"정지 시간 짧았지만 힘들어"... 행동 장소, 경찰 우려로 변경 

▲  1일 오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파킨슨병 증상인 '동결 증상'을 알리는 플래시 몹을 마치고, 최진경 대한파킨슨병협회 대표와 플래시 몹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 고동완


자원봉사로 나선 장윤원씨는 행동을 마치고 "파킨슨병 환우들이 도로에서 한동안 꼼짝 못하게 됐을 때 많이 당황스럽다고 하더라"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체험을 해보니 환우들이 가진 고충을 공감했다"고 말했다. 같이 참여한 김주연씨도 "정지한 시간은 짧았지만, 되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환우들이 그런 경험을 계속 할 것이라 생각하니, 갑갑하고 어딘가에 갇혀 있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플래시몹은 당초 연세대 앞 횡단보도에서 하기로 기획됐었다. 초록불이 켜 있는 동안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죽 걸어나와 얼어버린 듯이 서 있고, 초록불이 5초 남으면 뒷 사람이 앞 사람의 손을 잡아주면서 반대편 보도로 퇴장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현수막을 든 두 사람은 서 있는 자동차를 향해서 파킨슨병의 동결 증상을 알리는 현수막을 들고 있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행동을 앞두고 세브란스병원 앞 인도에서 하는 것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연세대 앞 횡단보도는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칫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찰의 우려 때문이었다. 당초 하기로 한 장소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적었지만 다행히도 주변에 교통량이 많아서 행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승객들이 많았다. 최진경 대표는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맞아 서울 강남 코엑스 근처에서 플래시몹을 다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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